고양이의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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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혁을 추모하며 뽑아 본 그의 영화들

슈레딩거의 고양이 2017. 10. 30. 20:41

​ 누구에게나 따뜻한 미소를  지을 듯한 편안함과, 어느 것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우아한 기품이 있는 배우 김주혁이 향년 45세로 우리곁을 떠났습니다. 최근 제2의 전성기라 불리우며 더욱 깊어지고 다양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었는데 정말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그의 미소가 그리워 질 것 같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김주혁은 1993년 21살에 연극배우로 데뷔해 1997년 영화 '도시비화' 조연으로 출연하며 영화배우로도 데뷔 했습니다. 1998년에는 SBS공채 8기 탤런트에 합격했습니다. 아버지 김무생을 따라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 그는 2001년 미스터리 스릴러 '세이에스'로 첫 주연을 맡아 연기합니다. 당대 최고의 스타인 박중훈이 출연한 영화에서 추상미와 부부로 나옵니다. 29살 풋풋 했던 김주혁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 입니다. 역시 안경을 잘 소화하는 얼굴입니다. 

 ​ 김주혁은 2003년 싱글즈에서 장진영이 분한 나난을 한눈에 반해 사랑하는 잘나가는 증권맨 수헌역으로 영화 흥행의 주역이 됩니다. 220만명이 본 싱글즈로 그는 로코의 재능을 보여주었습니다. 1972년 동갑내기 장진영과의 호흡이 좋았던지 이후 청연에서도 함께합니다. 2009년 위암으로 세상을 떠난 두 분의 인연이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 같습니다. 

​ 싱글즈의 성공에 힘입어 2004년에는 엄정화와 함께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에 출연합니다. 역대 개봉작 중 두번째로 긴 제목이라는 이영화에서 김주혁은 홍반장이라는 캐릭터를 잘 소화해 냅니다. 하지만 3월12일 개봉일에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 결의가 통과 되는 바람의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저는 이영화를 극장에서 봤습니다. 싱글즈를 기대하고 갔는데 조금 모자랐지만 즐겁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2005년에는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 영화 '청연'으로 활발한 활동을 했습니다. 청연에서는 싱글즈에서 호흡을 맞췄던 장진영과 함께 합니다. 포스터에 함께 있는 그들을 보니 ㅠㅠ 정말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 2008년 영화 '아내가 결혼 했다' 에서는 손예진의 남편역 노덕훈을 맡아, 아내가 결혼을 한다는 황당한 상황을 너무나 잘 연기합니다. 강렬함은 없지만 자연스럽게 배역을 소화해 내는 그의 진가를 확인 할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2010년에는 과감한 상상력과 농염한 색을 보여준 영화 '방자전'의 방자로 출연합니다. 이몽룡과 더 어울릴 듯한 그가 연기한 방자는 화제를 끌어 모으기에 충분했고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해학이 넘치는 줄거리에 노출이 수위가 높은 영화라 쉽지 않은 도전 이었을 것 같은데 김주혁은 자신의 역할을 잘 해냅니다. 김대우 감독이 왜 김주혁을 선택했는지 이해가 가는 영화 입니다. 

​2015년에는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의 스크립터 출신으로 미스홍당무를 연출한 이경미 감독의 '비밀은 없다'에 출연합니다. 한 번 호흡을 맞춰본 손예진과 멋진 영기 앙상블을 보여 줍니다. 관람 25만을 기록하며 대중에게는 외면 당했지만 평단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김주혁의 이미지를 새롭게 보여주었습니다. 

​2016년 김주혁은 홍상수 감독을 18번째 장편영화인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에서 섬세한 심리 연기를 보여 주었습니다. 김주혁이라는 연기자를 세계에 알린 영화입니다. 김주혁은 이영화에서 이유영과 만나게 되었고 연인으로 발전 합니다. 이유영은 얼마나 슬플까요! 영화 포스터에서 그를 바라 보는 이유영의 모습이 사랑 가득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2016년 차기성으로 분한 영화 공조. 며칠전인 10월27일 김주혁은 이영화로 '더 서울 어워즈'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합니다. 영화로는 처음 수상이라고 합니다. 그의 마지막 인터뷰 영상을 보았는데... 아 어찌 알았겠습니까. 

앞으로의 연기가 너무나 기대되었던 그가 이렇게 황망하게 떠났네요. 80을 넘어 90세 까지도 연기를 계속 할 것 같았던 그가 너무나 일쩍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그의 영화를 다시 보게 될 것 같습니다. 한동안은요. 

다시 한 번 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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