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사회학
기호로 소비되는 육체 본문
기호로 소비되는 육체 :
여성의 육체의 상품화 논리
산업혁명이후 자본의 축적을 통하여 고도의 생산중심의 산업자본주의는 세계의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인구의 비약적 증가와 생산력의 비약적 증대로 엄청난 상품을 만들어 냈다. 경제의 주체들은 전간기의 대공황 등을 거치며, 자본주의 체계는 필연적으로 거대한 소비시장을 필요로 함을 깨닫게 되었다. 생산중심의 자본주의가 소비중심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장 보드리야르는『소비의 사회』를 통해서 현대 대중사회가 소비사회임을 말하고 있다. 장보드리야르의 '소비의 사회'를 통해 소비 사회에서 육체가 어떻게 중심으로 떠오르게 되었으며, 어떻게 여성의 육체가 상품화되어 소비대상이 되었는지를 알아보려 한다.
소비의 시대
제 1,2차 세계대전과, 전간기의 대공황은 자본주의 수정을 가져왔다. 내부적 모순을 스스로 극복하며, 새로운 시대로 이행했다. 신자본주의 등장이후 생산중심의 사회가 소비중시의 사회로 이동한 것으로 거대한 생산을 감당할 소비시장과 소비자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거대한 생산품을 소비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큰 생산 공장을 가졌더라도 멈 쳐 설 수밖에 없고, 이는 간전기의 대공황을 통해서 여실히 증명되었다. 상품을 소비할 소비의 활성화는 국가생존의 명제가 되었으며, 이전의 절약, 노동, 유산의 청교도적 미덕이 이제는 지출, 향유, 무계획적 구매로 바뀌었다. 상품이 소비될 시장이 존재해야, 고용이 창출되고 이에 가계는 수입을 얻고 이러한 수입을 소비해야만 경제가 돌아간다. 소비의 체계는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 낸다. 풍요로운 삶이 마치 행복한 것처럼 우리를 기만하며, 소비할 능력을 가질 것을 강요한다. 소비는 이제 사물의 사용가치를 말하는 것이 아닌 차이효용을 지닌 것으로 상품에는 기호가 부여 되며 그 기호 속에 부여된 차이를 획득하기 위해 소비한다. 소비는 사회적 노동이며, 커뮤니케이션 및 교환의 체계로서, 끊임없이 보내고 받아들이고 재생되는 기호의 코드이며, 이를 언어활동으로 정의된다. 소비는 남과의 차이를 나타내는 기호이다. 더 나아가, 소비는 자율적인 주체의 자유로운 활동이 아닌 상품의 상대적인 사회적 위세 및 가치를 결정하는 의미작용의 질서에 지배를 받고 있다.
소비의 가장 아름다운 대상 : 육체
육체의 재발견
소비의 시대에 육체는 가장 아름다운 대상이자 모든 소비의 매개체가 되어 소비의 시대의 중심에 서게 된다. 청교도 시대이후 육체는 성의 해방을 표방하면서 육체의 재발견이 이뤄진다. 육체는 광고, 모드, 대중문화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다. 육체는 이제 최상의 의료 서비스의 대상이며, 최상의 영양, 숭배의 대상이다. 젊음, 우아함, 남자다움, 여자다움 등 최상의 육체를 만드는 것은 이시대의 화두이며, 생존을 위한 전략이다. 육체는 이제 구원의 대상이 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육체 그 자체와 육체를 이용한 사회적 활동 및 정신적 표상은 사유재산 일반과 똑같은 지위를 부여 받고 있다. 육체는 이제 부정되거나 배척되는 것이 아닌 투자되며, 물신숭배의 대상으로 변했다.
육체는 이제 기호와 유행의 준거로서의 역할을 담당한다. 매스미디어, 특히 잡지는 육체를 기본으로 트렌드를 만들어 내며,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메트로 섹슈얼, 몸짱 열풍, 다이어트, 성형수술에 열중한다. 취업전선에서도 얼굴과 몸은 기본적으로 받쳐 주어야 하는 필수적 요소가 되었다. 육체에 대한 관심은 자발적이었다. 이전 시대에도 존재했는가? 그렇지 않다. 자본주의 사회의 강요이며, 체계이다. 현대 사회는 계속해서 육체는 가꿔야 하며, 이러한 노력을 들이지 않는 이는 사회에서 뒤쳐짐을 말한다. 소비의 사회는 자신의 육체에 열중하고 내부로부터 자기도취적으로 육체에 집착하라고 강요한다. 사물의 사용가치를 소비하는 것이 아닌 기호를 소비하듯, 자신의 몸을 최상의 상품으로 구현 하고 이에 모든 것을 아낌없이 투자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자본주의적 목표에 따라 투자되며, 이를 통해서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이기라 한다. 주체의 자율적인 목적성에 따라서 투자되지 않는다. 향락과 쾌락주의적 효율성의 규범적 원리에 따라서다. 관리된 생산 및 소비의 사회의 코드와 규범에 직접 접합된 도구성이라는 제약조건에 따라서 투자된다. 육체는 하나의 자산으로서 관리 정비되고, 사회적 지위를 표시하는 여러 기호 형식중의 하나로서 조작된다. 과거 오랜 동안 인간의 육체를 경멸하고 영혼을 중시하던 시대적 풍조를 진작에 깨졌다. 타인과의 객관적인 관계맺음과 세계와의 연결통로서의 기능을 하던 육체가 아닌, 쾌락과 위세를 부리는 도구로서 육체는 투자, 곧 물신 숭배적 노동의 대상이 된다. 우리는 육체를 위해 끊임없이 그것을 돌보고 가꾸는 노동을 해야 한다.
기능적 아름다움, 에로티시즘
종교적 의미의 육신, 산업사회의 논리에서의 노동력도 아닌, 자기도취적 숭배의 대상 및 사회적 의식의 전술적 요소로서 그 물질성의 면에서 다시 받아들여진 육체는 아름다움과 에로티시즘이라는 두주제와 불가분의 관계를 지닌다.
아름다움은 여성미와 남성미로 나눠지지만, 본질적으로 동일하며 서로 교환된다. 특히 여성적 모델 쪽이 우위를 차지하여 이끌고 있다. 아름다움, 이것은 여성에게 있어서 절대적인 지상명령이다. 자신의 용모와 몸매를 가꾼다는 것은 기본적이며 불가결한 자질이다. 아름답다는 것은 자본의 한 형태로, 모두가 이것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는 육체의 본래의 에너지적, 동작적, 성적 사용가치를 유일한 기능적 교환가치로 환원되었다. 아름다움은 서로 교환되는 기호/가치로서 기능한다. 아름다움의 획득은 사회적 자본의 획득이며, 자신의 교환가치를 극대화 한다.
이러한 자본의 유혹은 인간으로 하여금 육체를 외부로 향하게 하여 다른 사물보다 더 완벽한 기능적인 사물로 만든다. 몸은 가장 복합적이고 아름다운 대상이며,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요구한다. 몸에 대한 열중은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며, 혹은 재산의 증식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효과적인 투자다. 육체는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노동이나 의미를 추구하는데 요구되는 주체가 아니라 타인들의 기호에 따라 요구되고 소비되는 기호품이 되었다.
육체의 재발견과 소비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성욕이다. 아름다움의 지상명령은 성욕의 개발로서의 에로티시즘을 가져왔다. 교환의 사회적 기능 하에 에로틱한 육체가 상품화 되었다. 계산된 성적 의미작용을 통해 소비를 유혹한다. 성성은 이제 자본의 철저한 전략에 의해서 상품화 되었다. 남녀 간의 사랑이나 관능적 사랑의 이미지를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암시를 뜻하는 에로티시즘은 상품의 구현에 있어서 필수적이며, 육체는 이에 적극적으로 봉사하며, 남성과 여성의 소비를 충동하고 있다. 더 이상 욕망으로서의 육체가 아닌, 기능적인 사물이며, 기호의 집합체인 육체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기호의 구현은, 소비의 주체인 남성 중심적 자본세계에서 여성의 육체는 광고가 전달하는 기능적인 일련의 사물들과 동류적인 사물이 된다. 소유해야 하는 대상으로서 육체, 성이 존재한다. 육체속의 에로티시즘 구현이 단순한 성적 욕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소비형성을 위한 체계형성의 기호로 작용한다.
쾌감원칙과 생산력
여성의 육체는 아무리 하찮은 사물이라도 물신숭배의 대상으로 만든다. 여성의 육체와 사물은 하나가 되어 균질한 기호의 망을 구성하며, 의미를 교환하고, 서로 상대방의 가치를 높인다. 에로티시즘과 육체의 미학이 상품에 기호를 부여하며, 그것을 구매하게끔 만들어 간다.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육체를 재발견 하도록 이끈다. 자신의 피부를 관리하기위해, 머리를 가꾸기 위해 오늘도 끊임없이 소비한다. 육체, 아름다움, 에로티시즘, 그것들은 매상을 늘리는 힘이 있다.
이러한 체계의 합리화를 위해서는 육체가 모든 속박으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 육망의 힘이 합리적으로 조작될 수 있는 기호로서의 사물의 수요로 바꾸기 위해서는 개인은 육체를 재발견하고 자신의 육체에 자기도취적으로 열중할 필요가 있다. 개인이 자신을 하나의 사물, 귀중한 교환재로로 간주할 필요가 있다.
육체의 전략과 여성의 몸
육체에 대한 이데올로기는 영혼, 또는 다른 비물질적인 원리를 중심으로 하는 정신주의적 이데올로기를 공격하는 비판적 가치를 유지하며, 성스러운 것에 대한 비판, 신에 대항하는 인간성을 얻기 위한 투쟁이었으나, 오늘날에는 다시 신성화 되고 있다. 육체는 이제 자기의 대상화(모든 것을 사물로 삼는 작용)의 특권적 담당자로서 소비의 윤리를 이끄는 신화가 되었다. 자본주의는 육체를 통하여, 소비를 통한 이윤을 창출하고 있으며, 육체를 신화화 하여 권위를 부여하며, 이를 육체의 해방, 성의 해방과 중첩시키며, 사람들에 이것을 당연한 논리로 받아들이게 했다.
이러한 미적 선정적 신화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여성의 육체 위에서 만들어 진다. 서구 역사 속에서 여성의 착취와 육체의 억압은 공통 운명 하에 지배되고 억압되었다. 이후 프랑스 혁명을 거치며 비 특권 집단이 된 여성은 경제적 공간에서 주변인이며, 하나의 노예처럼 설정된다. 이는 마치 고된 주부들의 경제적 가치는 인정 되지 않는 것과 같다. 남성 주도의 경제적 체계는 새로운 여성을 소비 할 수 있는 즉, 사유재산의 품목에 들여다 놓았다.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예속화 되고 열등한 여성이 산업자본주의 시대의 최고의 상품이 되었다. 여성의 육체는 이렇게 기호화 되는 소비의 중심적 매개물 되었다. 자본을 소유한 자가 미인을 소유한다는 물질 만능 주의적 이데올로기는 소비 속에 구현되며 ,육체를 특히 여성으로 기호화 된 상품을 소비함으로 자본주의적 존재감을 얻는다. 성을 돈으로 사는 것이 남성의 전유물 인 것처럼, 경제적 특권과 주도권을 쥔 남성이 상품화된 여성의 육체를 소비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특권을 바탕으로 여성의 육체는 사물과 하나가 되어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역사적 배경 하에서 억압된 여성과 육체는 여성의 해방과 육체의 해방이라는 논리가 서로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 문제는 여성의 해방이 진행됨에 따라 여성이 자기 자신을 자신의 육체 그 자체로 잘못 아는 경향이 생겼다. 여성의 해방이 육체의 해방과 혼돈되어 진정한 여성의 해방을 상쇄시켰다. 이러한 조작은 마치 저항=젊은이로 도식화하여, 사회적 저항을 전체에서 젊은이로 한정 시키듯, 육체의 해방이란 특히 프리섹스, 에로티시즘 등으로 대변되는 성의 해방을 여성의 해방과 동일시하여 진정한 해방을 상쇄 시킨다. 이 전략의 조작은 여성과 그 육체의 이념 속에 성의 해방에 수반되는 사회적 위험을, 성해방의 이념(또는 에로티시즘) 속에 여성해방이 수반되는 위험을 가둬버리고, 아울러 여성을 사물로 만듦으로써 현실의 여성들의 사회적 해방에 수반되는 일체의 위험을 쫓아냈다. 오늘날 사회는 성해방이라 허울 아래서 이윤추구를 위해 성해방을 강조하며, 성해방주의라는 이름 아래 더 많은 여성과 남성을 소비의 대상으로 삼는다. 이러한 관리된 해방은 육체를 특히 여성의 몸을 상품화 한다. 미인선발대회는 철저히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많은 여성들에게 미인의 기준을 제시하고 따라 하게 한다. 고추 아가씨 등 특산물 미인 선발은 상품과 여성을 동일시하며 상품화 하는 대표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완벽한 상품으로서의 육체의 구현을 위해서는 건강한 육체는 필수적이다. 현대의 육체는 관리 되며, 경쟁에서 우위를 위치하기 위해 끊임 없이 가꿔야 하는 상품이다. 날씬 함에 대한 강박관념은 현대 사회의 패러독스이다. 자기 파괴적인 다이어트는 아름다움과 억압이 굳게 결합됐다. 폭력의 표현양식이며, 육체가 희생의 제물이 되었다. 차이 표시 기호로서의 날씬함이 기능한다. 육체의 기호로서의 기능은 광고를 통해서 위력을 발휘한다. 성적 기호를 가득품은 광고는 여성의 상품화를 통해 소비를 설득한다.
소비사회에서의 육체는 이전과 다른 의미를 지닌다. 우리가 소비하는 것은 사물의 상징교환 즉 사물의 본유적 가치가 아닌, 차이성을 지닌 기호로 소비된다. 타인에 대한 차이성을 드러내는 기호로, 자본화, 상품화 되어 소비의 주요한 축을 이룬다. 육체는 사물과 하나가 되어 서로에게 기호를 교환하며, 가치를 높여준다. 이러한 체계는 오르지 기호의 발신과 수신만이 남아서 사람을 자율성과 창의성을 박탈당한 사물과 같은 존재로 만든다. 더 이상 개인의 주체적인 소비는 있을 수 없으며, 욕구의 체계를 발생시키고 관리하는 생산 질서와 또한 상품의 상대적인 사회적 위세 및 가치를 결정하는 의미작용의 질서에 지배받고 있다. 육체라는 억압되고 거부된 실체에 여성의 몸을 그대로 환원함으로서, 특권을 획득한 남성의 소유물 즉 상품화 시킨다. 여성의 상품화는 남성의 여성에 대한 타자화의 전략화이며 교묘한 속임수이다. 조작된 해방의 껍질을 벗어내고, 남성과 여성의 새로운 관계의 모색이 필요하다. 하지만 소비 속에서 인간이 소외되어 상품화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 참고 문헌
장 보드리야르, 『소비의 사회』, (문예출판사, 1997).
민석홍, 『서양사 개론』, (삼영사, 1997).
미셀 리샤르 외, 『오늘의 프랑스 사상가들 』, (문예출판사, 1998).
토드 부크홀츠,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 (김영사, 2002).
두산세계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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