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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더플랜' 음모론

슈레딩거의 고양이 2017. 4. 17. 00:13
 음모론이 만드는 해악




김어준의 '더플랜'은 2012년 대선 개표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발생했다는 의혹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SNS 상에서 화제다. 김어준은 과거 황우석 사태 때 그를 두둔 했던 사람이다. 팟캐스트를 통해 음모론을 꽤나 제기했던 인물이다.
개표 과정에 부정행위가 가능할까? 우리나라의 현재 방식의 개표는 김대중이 도입한 제도이다. 전자개표 + 수검표 방식이다. 전자개표 뿐만 아니라 수검표하는 것이다. 이 개표 방식을 통해 노무현이 당선 되었다. 이회창이 불복 했다가 박살 났었다. 또한 2012년 문재인도 개표 결과에 승복 했었다. 시간을 통해 검증 된 방식이다. 개표 현장은 이해관계과 엇갈리는 정당 사람들이 서로를 감시하는 현장이다. 독수리 눈으로 서로를 감시하는 곳에서 부정이 가능할까? 상대를 매수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과 관련하여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 두 세 명이 꾸미는 것으로 가능한 음모는 실현 가능성이 제법 있지만,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수십명이 가담하는 음모론은 허구일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시사인 인용)
대선 코 앞에서 이러한 문제 제기가 문재인에게 도움이 될까? 박근혜 따위에게 졌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마음의 발로가 아닐까? 통계학적인 분석을 했다고 하는데 수개표를 안한다는 전제에서나 가능한 내용이다. 수 만명의 개표관리 요원들, 참관인, 기자들이 지켜보는 상황에서 일정한 비율로 미분류표가 나오는 것을 그들이 묵인 할 수 있을까? 불가능 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당연히 이에 대한 어떠한 증거도 없다. 음모만 있을 뿐이다.
2012년 대선은 부정한 방법이 동원된 선거였다. 개표 부정이 아닌 국가기관인 국정원, 국군사이버사령부가 불법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대선이었다. 국정원 요원이 댓글로 여론을 왜곡 했을 뿐만 아니라 서울 지방 경찰 청장이 허위 기자 회견으로 박근혜에게 거짓 면죄부를 주었던 초유의 반 헌법적 불법선거였다. 대선 당시 국정원 불법 개입 물증이 나왔을 뿐만 아니라 국정원 직원 댓글 현장을 잡았지만 새누리당의 옹호와 김용판 서울지방경찰 청장의 허위 기자회견으로 진실은 기만 당했었다. 또한, 문재인의 승복으로 대선의 결과를 바꾸질 못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개표 부정을 제기하는 것이 무슨 득이 있을까? 문재인에게 득이 될까? 코 앞인 선거에서 다른 개표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것인지?

음모론이 위험한 것은 그 것의 비합리성 보다,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때문이다. 기독교 음모론의 대표적인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는 악을 왜곡 시킨다. 소수의 악의 세력들이 세상을 좌지우지 한다고 한다. 사단의 세력이 배후라는 논리를 넣어 죄를 추상화하는 영지주의(그노스시즘)의 태도와 같다. 사단은 그림자 정부가 아니라 일상의 네 이웃을 사랑하지 않는, 주위의 소외를 돌보지 않는 우리를 통해 역사한다. 프리메이슨 류의 음모론은 세상의 악, 불평, 불의 고통의 원인의 책임을 소수의 악의 세력에게 전가 하는 것이다. 자신들은 상관 없다는 것이다. 죄의 구조 속에서 침묵, 방관, 동조하는 자신들의 책임을 프리메이슨에 돌리는 것이다.

개표 부정을 주장하는 것은 원래는 이긴 선거 인데 음모에 의해 정권을 빼았겼다는 것처럼 생각하게 만든다. 박근혜를 이기지 못한 것에 대한 성찰과 자기 혁신을 막는 것이다. 왜 국민에게 지지를 받지 못했는가? 이명박에게 정권을 넘긴 참여정부는 무엇이 문제 였는가에 대한 성찰을 막는다. 더플랜류의 음모론은 문재인에게도 정권 교체를 바라는 많이 이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의식의 퇴행일 뿐이다. 음모론으로 패배의 책임을 흐릴 필요가 없다.

개표부정설은 이미 2013년에도 많이 다뤄졌다. 이와 관련 시사인의 기사를 함께 올린다. 일독을 권합니다.

 

민주당, 학계까지 모두가 개표 부정 가담자?  시사인

개표부정설은 집계 프로그램 조작설로 시작해 선관위·민주당·방송사까지 개입된 초대형 음모론으로 확장됐다. 음모론은 국가기관을 불신할 때 왕성하게 성장한다. 형사 고발 등 강경책은 오히려 불신을 증폭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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